logo

최근소식

최근소식

설익은 규제에 커지는 하도급 리스크21-09-07 08:53

페이지 정보

작성자 구산건설정보 작성일21-09-07 08:53 조회561회 댓글0건

본문

21대 국회 1년3개월만에 하도급법 개정안 34건 발의

대부분 현장여건 반영 못하는 이분법적‘설익은’ 법안

업계ㆍ전문가, 상생 분위기 깨고 혼란만 가중시켜

건설산업의 상생협력 분위기가 지속 확산하고 있지만 하도급 규제 리스크는 좀처럼 자자들지 않고 있다.

하수급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원수급자의 부담을 대폭 늘리는 등 규제에만 초점을 맞춘 관련법 개정안이 줄을 이으면서, 어렵사리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상생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6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제21대 국회 들어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개정안은 총 34건이 발의된 것으로 집계됐다.

하도급법 개정안 발의는 지난 18대 국회부터 급증하기 시작했다.

17대 국회에서는 10건에 불과했던 하도급법 개정안 발의가 18대에는 42건으로 늘었고 이어19대(48건), 20대(67건)에도 지속적으로 늘었다.

특히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을 보면, 원수급자의 하도급대금 지급 의무를 강화하거나 하도급 규제를 강화하는 등 하수급자의 권한을 보호한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하도급대금 지급 기한을 현행 60일에서 15일 이내로 대폭 단축하자는 법안을 비롯해 하도급 계약 체결 시 입찰금액 및 그 금액을 제안한 입찰자, 낙찰금액 및 낙찰자를 공개하자는 법안도 나왔다.

최근에는 앞서 발의된 하도급법 개정안의 내용을 한꺼번에 묶은 법안도 발의됐다.

송재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서면 기재사항에 간접공사비 구분 적시 △부약특약 무효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건설하도급 입찰결과 공개 △하도급대금 직접 지급 시 서면 교부 의무 및 하도급대금 압류금지 △추가공사비 등의 하도급대금 지급 의무화 등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이같은 법안 대부분은 업계의 상생협력 노력이나 실제 현장여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장상황은 도외시 한 채, 설익은 법안을 내놓으면 업계에는 혼란만 가중된다”면서 “개별로 하나씩 다뤄도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개정안을 한꺼번에 처리하려고 하다 보면 부작용이 발생하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마련된 의안 검토보고서에는 다방면에 걸친 우려가 발견됐다.

보고서는 “간접공사비 등을 구분해 적시할 경우, 영세 수급사업자는 간접공사비 계상의 어려움으로 단가협의 시 오히려 불리한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있으며, 공정거래위원회도 개별 항목별로 대금을 결정하는 경우 오히려 전체 대금 수준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입찰가격과 해당 금액을 입찰한 입찰자까지 공개하도록 하는 것 역시 사적 자치에 대한 과도한 규제라는 지적이 있다”고 꼬집었다.

하도급대금 압류금지 조항의 경우, 수급사업자를 옥죄는 법안이 될 수도 있다.

다단계 생산체계의 건설업에서는 원ㆍ하도급의 관계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자재 납품업자로부터 부실한 자재를 납품받아 발생하는 하자보수비에 대한 책임을 수급사업자가 짊어져야 하는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건설현장에서는 수급사업자와 자재 납품업자(재하수급인 포함) 사이에서 하자보수비 분쟁이 빈번히 발생하는데, 수급사업자가 자재 납품업자와 납품대금을 상계하지 못하면 건설현장이 연쇄적인 부실에 빠질 수 있다.

수급사업자가 자재 납품업자에게 우선적으로 대금을 지급한 후 납품업자에게 하자보수비를 청구하더라도 납품업자가 청구에 불응하면 장기간의 소송을 거쳐야 하는데, 이는 영세사업자인 수급사업자와 납품업자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오랜 기간이 지난 후 판결을 받더라도 영세업자인 납품업자는 강제집행할 재산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수급사업자의 부실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 건설현장 전체가 부실시공과 체불 등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하도급법학회 관계자는 “하도급 시스템은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 둘의 단순한 대립구조가 아닌 3중, 4중의 체계를 가진 복합적인 시스템인데, 단순히 원수급자를 ‘강자’, 수급사업자를 ‘약자’로 규정해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법안을 짜다 보니 설익은 법안이 나오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